일기 소고 언편 잠금 공지 방명록 태그

역사를 하노라고 땅을 파다가 커다란 돌을 하나 끄집어 내어놓고 보니 도무지 어디서인가 

본 듯한 생각이 들게 모양이 생겼는데 목도들이 그것을 메고 나가더니 어디다 갖다 버리고 온 모양이길래

쫓아나가 보니 위험하기 짝이 없는 큰길가더라

 

그날 밤에 한 소나기 하였으니 필시 그 돌이 깨끗이 씻겼을 터인데 그 이튿날 가 보니까 

변괴로다 간데온데없더라 어떤 돌이 와서 그 돌을 업어 갔을까 

나는 참 이런 처량한 생각에서 아래와 같은 작문을 지었다

 

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 

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.

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 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

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

 

어떤 돌이 내 얼굴을 물끄러미 치어다보는 것만 같아서 이런 시는 그만 찢어 버리고 싶더라

'POET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첫사랑, 여름, 유지원  (0) 2023.06.22
나는 당신의 오늘이 행복하길 바란다  (0) 2018.08.01